11월 30일부터 의료사고 발생 시 병원의 동의가 없어도 자동으로 의료사고 분쟁 조정 절차가 시작되는 법률, 이른바 ‘신해철법’이 시행된다.

신해철법은 의료사고로 사망, 1개월 이상 의식불명, 장애등급 1급(자폐성·정신장애 제외) 등의 중대한 피해를 본 경우 의료기관의 동의 없이도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서 분쟁 조정 절차를 시작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동안 의료사고로 인한 소송은 환자 측이 승리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것은 물론, 전문가인 의료진의 과실을 일반인이 밝혀내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기존에는 병원 측이 의료분쟁조정을 거부하면 조사자체를 시작할 수 없었다. 실제로 조정중재원에 접수된 조정 신청 가운데 절차가 시작된 경우는 43.2%(2012∼2016년 10월)에 불과했다.

이번 신해철법이 시행됨에 따라 몇 년 씩 걸리던 소송은 4개월 안에 끝나고 비용부담도 10만원 정도로 적어진다. 그리고 자동으로 시작된 의료분쟁조정절차를 병원 측이 방해하거나 응하지 않을 경우 최대 1천만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이 법 시행이 환자와 의료기관의 신뢰를 높이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의료분쟁의 자동개시 요건이 사망이나 중상해로 너무 엄격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중대 의료사고에만 법 적용이 가능해, 범위를 더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자동으로 조정절차가 시작돼도 병원이 응하지 않으면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지적되고 있다.

(사진 =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