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나 공공기관에서 사용하는 순번대기표와 영수증 등에서 환경호르몬의 일종인 비스페놀계 내분비장애물질이 검출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2일 ‘발암물질없는사회만들기국민행동’ 등 환경단체와 함께 공공기관 6곳의 영수증과 국내 주요 은행 6곳의 순번대기표를 수거해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대상 6개 공공기관은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국립생태원, 국립공원관리공단, 서울시청 민원실 등이며, 은행은 우체국과 농협, 하나은행 등을 비롯한 시중은행 6곳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공기관의 영수증에서 최대 1만6469㎍(마이크로그램·1㎍=100만분의 1g)의 비스페놀계 내분비계장애물질이 검출됐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영수증,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영수증, 국립생태원 영수증, 국립공원관리공단 영수증, 서울시청 열린민원실 영수증 등에서 비스페놀계 내분비계장애물질이 검출됐다.

은행 순번대기표의 경우도 우체국에서는 g당 14,251㎍, 농협은 13,497㎍, 하나은행은 13,991㎍의 비스페놀A가 검출됐다.

비스페놀A(BPA)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젠과 비슷한 작용을 하는 환경호르몬이다. 정자 수를 감소시키고 사춘기를 촉진하며 어린이 행동장애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수증이나 대기표처럼 열을 가해 글씨를 나타내는 감열지에는 비스페놀A와 유사체인 비스페놀S, 비스페놀B 등이 표면에 색깔을 내는 염료로 사용된다.

유럽연합(EU)은 비스페놀A의 하루 섭취 한계치로 체중 1㎏당 50㎍에서 4㎍으로 낮추는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프랑스에서는 지난해 비스페놀A 사용을 금지했고, 민간에서도 까르푸가 비스페놀계가 없는 영수증을 사용하는 등 자체적인 노력을 진행 중이다.

송옥주 의원은 “우리나라는 공공기관에서조차 아무런 대안없이 비스페놀계가 사용된 영수증과 순번표를 발급하고 있다”면서 “영수증이나 순번대기표를 다루는 작업자부터 일반 시민까지 비스페놀A 등의 환경호르몬에 노출될 수 있어 안전한 대체물질을 개발하고 관련 규제 도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사진 =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