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화 속편이 제작되어 국내에서도 흥행하고 있는 일본 드라마 <심야식당 深夜食堂>의 주제가(오프닝곡) 추억(思ひで)을 부른 ‘스즈키 츠네키치(鈴木常吉)’가 내한 공연을 가진다. 정식 공연 명칭은 [1st 행상（行商）라이브－스즈키 츠네키치 with 크라잉넛＿언플러그드，스트릿건즈＿언플러그드，오주환]. 삶을 노래하는 일본 뮤지션 아저씨의 노크 소리에 한국의 젊은 밴드들이 회답한다.

 

  

지난 2012년 12월 이후 2번째가 되는 이번 내한 공연의 컨셉 제목은 ‘1st 행상（行商）라이브’.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물건을 파는 일을 뜻하는 ‘행상’과 같이 불러주는 곳이면 지역이 어디든, (출연료가 많던 적던) 따지지 않고 떠돌아 다니며 노래를 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스즈키 츠네키치’의 노래 인생 모토가 되기도 하는 이 단어는 실제 그의 홈페이지(http://www007.upp.so-net.ne.jp/tunekichi/)에도 적혀 있다(정확히 행상음악(行商音楽)이라고 표현되어 있음). 이미 일본 대중음악계의 메이저와 마이너 세계를 오가며, 수십 년 간 이어져 왔던 영원한 보헤미안과도 같은 그의 음악 인생 분위기를 알 수 있다.

심지어 <심야식당> 드라마 히트 후에도 여전히 지방의 작은 이자카야에서 차비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출연료를 받고 노래하고, 여관비가 모자라 뒷골목 만화방에서 자고 돌아오는, 이러한 가난한 투어도 늘 이어가고 있다는 그의 자조섞인 이야기를 들으면 믿겨지지 않을 정도.

스즈키 츠네키치는 어린 시절 재일동포들이 많이 살던 지역에 살았다고 한다. 그 곳 재일한국인들과 우정을 나누기도 때론 다투기도(주로 얻어 터지는 쪽) 많이 하며 자랐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한국인 친구들이 많고, 또 한국의 문화, 특히 영화, 드라마도 좋아한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의 음악, 특히 록과 포크 음악은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아 늘 궁금했다고 전한다. 일본의 한 허름한 선술집에서 재일동포 3세 친구, 한국인 기획자 등과 한잔 걸치며 오가는 이런 얘기들 중 이번 [1st 행상라이브]가 결정되었다.

“최근 여러가지 문제로, 또 일본의 도발로 경색되어 있는 한일관계 속에서도, 그리고 한국사람, 일본사람 각자 입장이 있어 의견차가 있지만, 그래도 나는 <친구>와 같은 한국영화가 재미있어 몇 번이나 다시 돌려 보고 있다.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한국영화에 참여할 수 있다면 단역(우정출연)이라도 출연하고 싶다” 라고 할 정도로 한국의 문화를 좋아하는 스즈키 츠네키치는 취기가 좀 오르자 “싸울 때 싸우더라도,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도 문화교류는 끊어지지 않고 계속 이어 나가야 한다”고 소리높혀 외쳐대곤 했다.

재일동포 3세와 한국인 기획자는 주변 친구들을 통해 한국의 포크&록 밴드들을 수소문 하던 중 90년대 말부터 활동해 온, 설명이 필요없는 1세대 유명 펑크밴드 ‘크라잉넛(Crying Nut)’이 언플러그드 음악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크라잉넛’과 친분이 있는 ‘스트릿건즈(Street Guns)’도 역시 언플러그드 음악으로 함께 하겠다 전했다. 2016년 세계 1만여 밴드가 참가하는 경연대회에서 최종 우승, 글로벌 위너를 수상한 저력있는 밴드인 ‘스트릿건즈’는 KBS <톱밴드2>에서 Top3에 랭크되어 사람들에게 알려지기도 하였으며, 최근 자작곡 ‘꽃이 져서야 봄인줄 알았네’로 광주 오월 창작가요제에서 대상을 타기도 한 실력파 록 밴드.

또 최근 밴드 ADOY의 성공적인 쇼케이스를 마친 오주환이 공연의 오프닝을 맡는다. 그가 멤버로 있는 포크록 밴드 ‘스몰오’는 2012년 현대카드 광고에 출연하며 알려지기도 했다.

7월 14일은 ‘에반스라운지(상수역 쪽 홍대 주차장 인근)’에서 7월 15일은 ‘이자카야 백천(白天 aka 시라카와, 압구정 로데오 소재)에서 각각 7시에 시작되고, ‘크라잉넛’과 ‘스트릿건즈’는 14일 홍대 공연만 참여한다. 14일 홍대 공연은 1 프리 드링크(맥주 또는 음료)가 지급되고, 15일 압구정 공연은 맛좋은 에일맥주와 심야식당 스페셜 메뉴를 주문할 수도 있다. <심야식당>의 주제가를 부른 뮤지션의 공연답게 술과 음식과 음악이 함께 하는 분위기를 연출할 계획.

일본 포크 음악계의 진정한 생의 음유시인이자 영원한 보헤미언 ‘스즈키 츠네키치’의 무뚝뚝한 인생의 비애, 상냥하게 읊조리는 슬픔과 권태의 노래들, 또 ‘크라잉넛’, ‘스트릿건즈’, 그리고 오주환, 이 젊은 밴드들의 패기 넘치는, 때론 아픈 청춘의 고독을 달래는 곡들이 주는 대비(또는 상통)를 열대야의 여름밤 차분히 맥주 한잔 즐기며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사진 = 푸도키코리아)